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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요하고 치열한 여정이 시작된다 영화 트랙스

by 데코이닷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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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랙스> 포스터

영화 트랙스는?

*《트랙스(Tracks, 2013)》*는 현대인이 느끼는 고립과 자아에 대한 질문을 아름다운 호주 사막의 풍경과 함께 풀어낸 실화 기반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오직 개 한 마리와 낙타 네 마리, 그리고 카메라 하나를 가지고 호주 중부 사막 2,700km를 혼자 횡단합니다. 이 영화는 격렬한 사건이나 반전은 없지만,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싶은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전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자기 치유와 고독,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낸 명작입니다.


실화 바탕의 배경 로빈 데이비슨의 여정

*《트랙스》*는 1977년, 20대 초반의 호주 여성 **로빈 데이비슨(Robyn Davidson)**이 실제로 감행한 여정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그녀는 북쪽 도시 앨리스 스프링스를 출발해 호주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2,700km에 이르는 긴 사막길을 낙타 네 마리와 개 한 마리의 동행만으로 걸어갑니다.

그 여정의 출발점은 단순한 모험심이 아니었습니다. 로빈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자살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성장하며, 점점 인간관계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영화는 이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진 않지만, 그녀가 '말없이 살아도 괜찮은 공간'을 찾아 떠났음을 암시합니다. 사막은 그녀에게 고립이자 자유이며, 동시에 감정의 해방구였던 것이죠.

영화 속 로빈의 여정은 단순한 자연 탐험이 아니라 감정과 기억, 상처와 자아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과정입니다. 그녀는 물리적인 험난함보다, 오히려 사람들과의 접촉과 언론의 시선, 카메라 기자의 동행 등으로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 로빈 데이비슨은 여정을 마친 후, National Geographic에 이 기록을 기고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그녀는 동명의 책 『Tracks』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됩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책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영화 스토리 고요한 여정의 울림

영화는 시종일관 절제된 감정선과 화면 연출을 유지합니다. 초반부는 로빈이 낙타를 훈련하고, 여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힘겹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사람을 멀리하면서도, 여행을 위해서는 또 타인을 의지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갈등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 중 하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작가 **릭 스몰란(Rick Smolan)**입니다. 그는 로빈의 여정을 촬영하기 위해 몇 차례 사막을 방문하고, 그녀와 미묘한 감정선을 형성합니다. 로빈은 그조차도 부담스러워하지만, 결국 그의 기록이 그녀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여정의 중심은 매일의 고된 행군, 자연의 혹독함, 그리고 원주민 부족과의 만남, 동물과의 교감 등입니다. 사막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공포스러울 만큼 고요하며, 로빈은 그런 자연 앞에서 점차 자신의 상처를 드러냅니다. 개 디지(Digity)와 낙타들, 그리고 때때로 만나는 원주민 안내자와의 대화는 언어보다 깊은 위로로 다가옵니다.

특히 낙타들과의 관계는 단순한 짐승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녀는 처음에는 낙타를 도구로 보지만, 여정을 이어가면서 그들을 친구이자 유일한 동료로 받아들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로빈이 바다에 다다를 때, 낙타와의 이별은 여행의 끝이자 하나의 인생 챕터를 닫는 감정적 절정으로 그려집니다.


총평  ‘고독’과 ‘자유’의 진짜 의미를 묻는 영화

*《트랙스》*는 대중적인 블록버스터나 명확한 기승전결을 갖춘 서사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깊은 정적과 묵직한 울림을 주는 힐링 영화로 자리잡았습니다. 무엇보다 인위적인 감동 코드나 강요된 교훈 없이, 자연스럽게 인간의 내면을 건드리는 진정성이 돋보입니다.

주인공 로빈은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 자신만의 시간으로 들어갑니다. 이는 단지 여성 주인공이 혼자서 도전하는 이야기를 넘어서, 현대인의 ‘과잉 연결 상태’에 대한 비판이자,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배우 미아 와시코우스카(Mia Wasikowska)**는 극도로 절제된 연기로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합니다. 말이 적고 감정 표현이 드문 로빈이라는 인물을 그녀는 표정과 몸짓, 침묵의 공기로 설득합니다. 영화 내내 관객은 그녀의 눈빛과 호흡에 집중하게 되고, 이것이 감정이입을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또한 사막을 그리는 영상미와 음향 연출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광활한 붉은 모래 언덕, 하늘을 가득 채우는 별빛, 무음에 가까운 사운드 디자인은 관객을 로빈과 함께 그 사막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습니다. 이 고요한 공간 속에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됩니다.


결론 나에게 집중하고 싶은 날, 트랙스를 만나보세요

힐링이 필요한 날, 혼자 있고 싶은 날, 아무 말 없이 나를 돌아보고 싶은 날.
그럴 땐 《트랙스》라는 영화를 꺼내 보기를 추천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여자 혼자 사막을 걷는 실화’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가장 외롭고도 아름다운 여정이며, 고요한 사막 속에서 묻는 질문에 우리 역시 조용히 답하게 만듭니다.

“혼자 걷는 길이 가장 멀리 데려다준다.”
이 문장을 깊이 느끼고 싶은 모든 이에게 《트랙스》는 더없이 좋은 동행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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