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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국가는 범죄자 세상은 왕 으로 불렸다. 실화 모티브 영화

by 데코이닷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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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약왕>포스터

영화 마약왕은?

2018년 개봉한 영화 **<마약왕>**은 1970년대 대한민국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하며 실존 인물 ‘이황순’을 모티브로 한 이두삼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 작품은 단순히 마약 밀수범의 일대기를 그리는 것을 넘어, 급격한 경제 성장과 독재 정치가 뒤얽힌 시대 속 권력, 범죄, 야망의 치열한 드라마다. 2025년 현재의 관점에서 <마약왕>을 다시 들여다보면, 과거의 시대상이 오늘날 우리 사회와 어떤 점에서 닮아 있고,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1970년대 경제 성장기와 범죄의 그림자

<마약왕>의 배경은 1970년대 대한민국, 특히 부산과 그 주변 무역항이다. 이 시기는 박정희 정권 하에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성장의 절정기였으며, 수출 중심 산업화가 급진전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 뒤에는 정치적 탄압, 빈부 격차, 그리고 범죄 조직과 권력 간의 유착이라는 어두운 현실이 존재했다.

주인공 이두삼은 이러한 틈을 파고들어 밀수로 돈을 벌고, 이후 필로폰 제조와 유통에까지 손을 뻗는다. 단순한 범죄자가 아닌,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이자, 권력과 돈에 미쳐버린 한 인물로서 그려진다. 영화는 그의 부상 과정을 통해 경제 성장기 대한민국의 비정상적 시스템과 도덕적 해이, 그리고 부패한 권력의 민낯을 보여준다.

특히 관세청 직원이던 이두삼이 밀수꾼으로 변모하는 장면은, 당시 공직사회와 범죄 조직의 경계가 얼마나 희미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실제로도 이황순은 필로폰을 일본에 밀수출하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일부 정치권과도 연결돼 있었다는 점에서 영화의 배경은 실화 기반의 무게감을 갖는다.

2025년 현재, 부동산 투기, 고위층 범죄, 재벌과 정치권 유착 문제 등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 속에서도 여전히 이러한 구조적 비리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마약왕>의 시대적 배경이 오늘날과 전혀 무관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주제와 스토리 야망, 도덕, 그리고 붕괴

영화 <마약왕>은 전통적인 범죄물 서사를 따르지만, 주인공 이두삼을 단순한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는 처음에는 가족을 책임지기 위한 가장으로 등장하지만, 점차 돈과 권력의 달콤함에 중독되며 인간성을 상실해간다. 이 과정은 개인의 타락이 아니라, 시대가 한 사람을 어떻게 ‘괴물’로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메타포다.

이두삼은 불법적 행위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도, 민족주의적 구호를 외치며 자신을 ‘사명감 있는 사업가’로 포장한다. 그는 “내가 외화를 벌어들인다”라며 애국을 운운하지만, 그 속에는 철저한 사리사욕과 명예욕이 자리잡고 있다.

스토리는 이두삼의 성장과 전성기, 그리고 몰락까지를 따라가며, 영광의 이면에 존재하는 부패와 배신, 불신, 고립 등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그의 몰락은 단순한 범죄의 결말이 아닌, 도덕 없는 욕망이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경고하는 장치다.

또한 영화는 이두삼 개인뿐 아니라, 그와 손잡은 정치인, 검사, 경찰, 기업인들이 얼마나 쉽게 도덕을 저버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한 범죄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대 한국 사회 전체가 마약처럼 중독되어 있던 ‘성장 신화’에 대한 비판이라 할 수 있다.

2025년 현재 우리는 또 다른 방식의 ‘성장 중독 사회’를 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윤리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지만, 기업의 갑질, 권력의 부패, 청년 세대의 탈진 등을 보면, 여전히 이두삼과 같은 존재가 시대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보게 된다.


배우와 연출, 그리고 작품의 한계

<마약왕>에서 가장 주목받은 요소 중 하나는 송강호의 연기력이다. 그는 평범한 가장에서 탐욕스러운 범죄자로 변모해가는 이두삼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감정선의 변화와 무너지는 인간의 초상을 담백하게 그려내며, ‘송강호표 범죄물’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영화는 개봉 당시 엇갈린 반응을 얻었다. 2018년 말 한국 범죄영화 붐이 일던 시기에 개봉한 <마약왕>은 흥행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으며,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서사가 산만하다”, “캐릭터 감정선이 급작스럽다”는 비판이 존재했다.

이는 감독 우민호가 앞서 <내부자들>에서 보여준 정치 풍자와 서스펜스의 균형이 <마약왕>에서는 다소 흐트러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분량이 긴 편이지만, 인물 간 갈등이 강하게 부각되지 못하고, 이두삼이라는 인물의 감정 변화 역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지금, 우리는 이 영화를 단순한 흥행 여부나 장르적 완성도보다 ‘무엇을 말하려 했는가’에 더 집중해 볼 수 있다.

감독은 시대의 어두운 면을 꺼내고, 그것을 고발하며, 잊히지 않게 하려는 메시지를 담았다. 당시에는 관객이 준비되지 않았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더 선명하게 와 닿는다. 우리는 과연 시대와 권력의 ‘중독성’에서 벗어나고 있는가?


요약 및 Call to Action

<마약왕>은 단순한 범죄 실화극이 아닌,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강렬하게 조명한 문제작이다. 송강호의 연기, 실화 기반의 무게, 그리고 시대와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은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비록 서사적 완성도에 아쉬움은 있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마약왕>을 다시 감상해보면, 그 안에서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반추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2025년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두삼 같은 인물이 왜,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되짚고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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