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피터 어센딩은?
2015년 개봉한 워쇼스키 자매의 SF 대작 ‘주피터 어센딩’은 당시 기대에 비해 흥행에 실패했지만, 2024년 현재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다. 이 영화는 방대한 우주 세계관,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 그리고 여성 주인공 중심의 서사로 시대를 앞서간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주피터 어센딩의 시대적 배경, 스토리 전개, 그리고 총평 및 감상을 통해 그 가치를 다시 되짚어본다.
시대적 배경
‘주피터 어센딩’의 시대적 배경은 지구가 속해 있는 현대적 세계를 넘어서, 은하계 전체를 무대로 한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현대’지만, 설정 상으로는 인류는 사실상 ‘상품화’되어 있고, 지구는 상위 문명에게 수확의 대상이 되는 하위 행성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러한 세계관은 고대 신화와 현대 자본주의의 은유가 혼합된 복합 구조를 지닌다. 주인공 ‘주피터 존스’가 자신도 모르게 우주 귀족 가문의 후계자라는 점은 신화 속 ‘숨겨진 혈통’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며, 동시에 그녀가 지닌 유전자 구성 때문에 권력을 가지게 된다는 설정은 현대 생명공학 및 유전학에 대한 풍자와도 닿아 있다.
배경 설정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브라스카스 가문’이다. 이들은 인류를 비롯한 여러 생명체를 수확하며, 불로장생의 자원을 확보하는 ‘우주 귀족’으로 묘사된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의 ‘엘리트층’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들은 지구를 단순한 투자 상품으로 보고 있으며, 인간 개개인의 생명보다 시스템을 통한 이윤 극대화를 더 중요시한다.
영화는 이를 통해 지구 중심적 사고의 해체, 인간 존재의 상대성, 그리고 생명의 가치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시각적으로는 현실과 다른 화려하고 초월적인 우주 문명 세계를 구현함으로써,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준다. 워쇼스키 자매가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디지털 현실을 탐구했다면, 주피터 어센딩에서는 생명과 권력의 은유를 우주적 스케일로 확장시켰다고 볼 수 있다.
스토리 전개
‘주피터 어센딩’의 줄거리는 기본적으로 ‘선택받은 자’ 서사를 따른다. 주인공 주피터는 러시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외계 생명체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케인 와이즈’라는 유전 조작 전사 캐릭터가 등장한다.
스토리는 주피터가 자신이 ‘아브락사스’라는 우주 귀족 가문의 ‘전 생애 유전자 복제’임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엘리트 계급’ 중 하나인 발렘, 티투스, 칼리크 세 남매의 권력 다툼에 휘말리게 되며, 결국 그들의 인간 수확 계획을 막기 위해 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유전자 기반 신분제도’, ‘권력의 세습 구조’, ‘자유의지와 숙명’ 등 철학적 주제들이 스토리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발렘이라는 인물은 권력에 대한 강박과 인간 생명 경시 사상을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스토리는 매우 빠르게 전개되며, 각종 우주선, 외계 생물, 전투 씬이 연달아 등장한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시각적 충격’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스토리의 밀도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2024년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구성은 유튜브 쇼츠나 틱톡 중심의 빠른 정보 소비 방식과 유사하며, 지금 시대와 의외로 잘 맞아떨어진다.
스토리에서 인상적인 점은 ‘주체성 있는 여성 주인공’이다. 주피터는 단순히 구원받는 존재가 아닌,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변화를 이끈다. 이는 전통적인 SF영화의 남성 중심 서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며, 오늘날 젠더 감수성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총평 및 감상
2024년에 다시 보는 ‘주피터 어센딩’은 단순한 오락 영화 그 이상이다. 처음 개봉했을 당시에는 과도한 CG, 난해한 설정, 산만한 전개 등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오히려 시대를 앞선 콘텐츠였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이 영화는 ‘시각적 실험’과 ‘서사 실험’을 동시에 시도한 드문 작품이다. 워쇼스키 자매는 전작 ‘매트릭스’ 시리즈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본질과 시스템의 문제를 SF로 포장했고, 주피터 어센딩에서는 이를 더욱 철학적으로 심화시켰다.
시청자 입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다양한 은유와 상징들이다. ‘지구의 상품화’는 곧 현실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인간 소외 문제를 떠올리게 하며, ‘혈통과 유전자 기반 계급제’는 오늘날 AI 및 생명공학 발전에 따라 재조명되고 있는 문제다.
또한 영화의 미장센과 우주 디자인은 지금 봐도 전혀 낡지 않다. 오히려 ‘듄’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최신 SF 블록버스터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시각적 퀄리티를 자랑한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다. 캐릭터 간의 감정선이 다소 얕고, 대사 처리나 장면 전환이 급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스토리의 밀도’보다 ‘아이디어의 깊이’에 더 중점을 둔 결과물로 볼 수 있다.
2024년 현재 관객들은 더 이상 단선적 영웅 서사보다는 복합적이고 의미 있는 내러티브를 선호한다. 그런 점에서 주피터 어센딩은 재조명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지금 다시 본다면, 단지 SF 오락영화를 넘어서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철학적 통찰이 담긴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요약 및 Call to Action
‘주피터 어센딩’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다. 시대를 앞서간 메시지와 방대한 세계관, 시각적 실험이 어우러진 작품이다. 2024년 현재 다시 보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과거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장면들이 오늘날의 사회적 맥락 안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읽힌다.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또는 과거에 실망했다면, 다시 한 번 시청해보자.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