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영화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는 2016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유비소프트(Ubisoft)의 동명 게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게임 팬들 사이에서 높은 기대를 받았던 이 영화는 당시에는 아쉬운 연출과 몰입도 부족으로 평단과 관객의 엇갈린 반응을 얻었지만, 2025년 현재 다시금 그 철학적 메시지와 세계관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영화 ‘어쌔신 크리드’의 배경과 스토리,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바라본 철학적 함의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철학의 시선으로 본 어쌔신 크리드 세계관
‘어쌔신 크리드’의 핵심은 단순한 액션이나 암살 미션이 아닌, 인간의 자유의지와 통제에 대한 철학적 탐구입니다. 영화 속 세계관은 두 진영, 즉 인류를 통제하고 질서를 부여하려는 **템플 기사단(Templars)**과, 자유의지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어쌔신(Assassins) 간의 충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템플 기사단은 인류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돈을 제거하고, 이상적인 질서를 구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대 문명의 유산인 ‘에덴의 사과(Apple of Eden)’를 통해 인류 전체를 통제하려 합니다. 반면, 어쌔신들은 이러한 통제를 강하게 거부하며, 개인의 선택권과 자유의지를 수호하려는 철학을 중심에 둡니다.
이 대립은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라, 질서와 자유, 통제와 저항이라는 복잡한 윤리적 프레임으로 발전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철학적 갈등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하며, 주인공 칼 린치(Cal Lynch)가 과거 조상인 아귈라(Aguilar)의 기억을 통해 자신과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가는 과정이 핵심 축을 이룹니다.
2025년의 시점에서 보면, 이 갈등은 오늘날의 사회 문제들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전, 감시사회, 개인정보 통제 문제는 템플 기사단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며,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이 영화로부터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기억과 유전자 속 진실 – 자유의지의 의미
영화 ‘어쌔신 크리드’의 가장 독특한 설정은 **애니머스(Animus)**라는 기술을 통해 조상의 유전적 기억을 되살린다는 개념입니다. 주인공 칼은 자신의 조상인 15세기 스페인의 암살자 아귈라의 기억을 체험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를 인식하게 됩니다. 이 장치는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육체적·정신적 체험을 동반한 훈련과 각성의 과정으로 그려집니다.
이 과정은 관객에게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누구의 기억으로 사는가?”
과거 조상의 선택이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인간은 과연 자유로운 존재인가? 또는 우리는 유전자에 각인된 역사와 문화에 의해 끊임없이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가?
영화는 이러한 철학적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인간 존재의 복잡성을 인식하게 만듭니다. 칼은 영화 초반엔 자신이 단순히 처벌받아야 할 범죄자라고 생각하지만, 애니머스를 통해 조상의 기억을 체험하면서 자아 정체성과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는 "기억의 해석"이라는 철학적 개념도 함께 다뤄집니다. 인간의 기억은 때로는 왜곡되며, 진실은 항상 명확하지 않습니다. 템플 기사단은 이 기억을 도구로 삼아 진실을 조작하려 하지만, 어쌔신은 그 기억을 통해 자유를 지키려 합니다. 이처럼 영화는 기억과 진실, 자유의지의 상호작용을 매우 복합적으로 그려냅니다.
어쌔신의 삶 – 철학과 신념을 위한 투쟁
‘어쌔신 크리드’는 액션 영화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념과 철학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칼은 자신의 삶이 파괴된 상태에서 실험체가 되어 애니머스를 통해 과거를 체험하게 되며, 점차 암살단의 철학에 동화됩니다.
암살단의 철학은 단순히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모든 사람은 자유로워야 한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운다”는 명제를 신조로 삼습니다. 즉, 어쌔신은 자유의 수호자이자, 통제에 대한 저항자입니다. 그들은 정면으로 싸우지 않으며, 역사라는 거대한 무대 뒤에서 조용히 싸워나가는 인물들입니다.
칼은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템플 기사단의 위선을 깨닫고 어쌔신단의 일원으로서 살아갈 것을 결심합니다. 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주도하는 인간으로 거듭납니다. 이는 영화 전반에 흐르는 철학, 즉 인간이 기계처럼 통제당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와 직결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오늘날 현대인의 삶과도 연결됩니다. 우리는 기업, 알고리즘, 국가, 사회적 규범에 의해 수많은 선택을 제한받고 있으며,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어쌔신 크리드’는 이런 질문에 대해 극적인 액션과 설정을 통해, 깊이 있는 대답을 시도합니다.
결론: 실패한 영화가 아닌, 다시 봐야 할 철학적 작품
‘어쌔신 크리드’는 개봉 당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너무 무거운 분위기, 설명 부족, 캐릭터의 몰입도 부족 등 많은 단점이 지적되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의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단순한 게임 원작 영화가 아니라, 철학적 주제와 시대적 질문을 던진 실험적인 작품으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자유의지, 통제, 기억, 자아 정체성이라는 키워드는 여전히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논의 대상이며, 영화는 그에 대해 SF적 설정과 철학적 고민을 결합해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지금 이 시대,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야 할까요? 영화 ‘어쌔신 크리드’는 단순히 검과 후드를 두른 암살자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진정 원하는 삶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거울일지도 모릅니다.